1954, 향연 따라 무심 가는 선객 / 미소향기
녹아들어
하늘에 이르고자.
한 자락
승무를 펼치듯
선객의 간절한 발심의 향불
끊임없이 오르는 하늘의 길이라.
가지런히
두 손 모운 그대와 나
향연을 따라 무심 가는 이
그의 발원도 이미 하늘에 닿았는가.
길게 이어진 그 길에는
바람도 향기롭고
구름위의 뜬 세상에
밝게 내린 광명 한줄기 곱기도 하다.
하늘, 오르면
신선이 된다던가.
가벼이 비워진 마음자리
한 송이 구품연화 피어나는 우주에는..
선바람에 실려 온
겁 외의 즐거움이 향기로 날린다..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미소향기 _()_
1953, 놓다보면 절로 가벼워지고 / 미소향기
몸에 든 병은
약으로 다스리면 되지만
마음에 든 병은
비움으로 다스려야 함이라.
집착이요,
탐욕이요,
모두가 허울 좋은 신기루
그로서
마음의 병 생겨나나니
놓다보면 절로 가벼워지는 것
몸의 병은 쓴 약으로
마음의 병은 놓음뿐이라 하네..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미소향기 합장
1952, 웃으며 살다보면.. / 미소향기
세상이 험하다느니..
힘들어 고통스럽다느니
그런 말 너무 쉽게 하지마라.
세상과 어울리는
정겨움 모르고 산다면
그만큼 삭막한 인정 다시없고..
인연들과 어울리는
조화로운 여유 없다면
참으로 고통스런 삶이라 할 터이지.
원망 심을 버려라.
그대와 같은 처지로서도
행복한 웃음 웃는 이 많나니
남의 탓을 하지 마라.
탓은 끝없는 어둠이요,
탓이 탓을 낳고 또 이어지고..
아름다운 그대여.
만족으로 미소를 지어라.
지금의 처지로도 크게 만족하여라.
세상의 고독이요,
無明의 어둠을 이기는 것은
주변과 나누는 해맑은 웃음뿐이라네.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미소향기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