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 신선의 향기라 이름 붙이며 / 남 백 가만히 열리는 공간에는 오직 비워진 가벼움 뿐이라. 그를 일러 누구는 空이라 불렀던가. 차라리 비움도 아니요, 채움도 아니라 하리라. 그저 있음으로 충만의 주체요, 간절한 의식 하나 오롯이 길을 열고 있음이니 가만히 충만 속 빛줄기 하나 나리고 어느 신심어린 선인의 합장 사이로 내리는 밝은 빛줄기 하나에 비롯하여 향긋함은 우주를 채우며 천지에 분분한 꽃을 뿌리며 천지를 아우르는 그윽함이 어린다. 고요 속 번져나는 이 향긋함 선객은 이름한다. 흥에 겨운 신선의 향기라 부르리.

'선시12(소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50, 卍行만행  (0) 2012.07.14
1949, 말없이 살라하네  (0) 2012.07.14
1947, 마음을 쓸어가며  (0) 2012.07.14
1946, 설거지  (0) 2012.07.14
1945, 報恩보은  (0) 2012.07.14

      1947, 마음을 쓸어가며/ 남 백 찬 기운 대지에 내리니 절로 노랗고 붉어지더니 원색의 옷을 갈아입는 산하. 오솔길 거닐어 임 오시는 그 길 청풍의 빗자루로 길을 쓸면 솔바람 지체 없이 어울리고 주인 없는 고요 심 하나가 빈 마음을 어김없이 찾아들면 환희로 열리는 삼매 가는 길 청정 바람 앞서서 길을 쓸며 간다. 더운 여름 날 신선한 향기바람으로 길을 열며 쓰다.

'선시12(소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49, 말없이 살라하네  (0) 2012.07.14
1948, 신선의 향기라 이름 붙이며  (0) 2012.07.14
1946, 설거지  (0) 2012.07.14
1945, 報恩보은  (0) 2012.07.14
1944, 꽃잎으로 눈을 씻고  (0) 2012.07.13




1946, 설거지 / 미소향기 한 마음 고요로 이불을 삼아 삼매를 흐르는 시간이면.. 더덕더덕 파랗게 낀 흔적들과 불끈불끈 솟구치는 욕망의 가지들.. 너들, 너들 그리는 다잡지 못한 마음의 갈피들을.. 하나 둘 보듬고 우주를 휘돌아 오르는 시각 별이 되는 이 꽃으로 피어나는 이 향기로서 정겨이 어울리는가. 지난 흔적들 하나 둘 자유를 구르는 바람과 청정 물로 씻어 말리어 솔가지에 살포시 걸어 놓으니 햇살 하나 빌려다가 주름, 주름 다림질도 하였으니. 이 마음을 비우고 해원으로 씻어 내다보면.. 천지우주를 정화하는 설거지.. 구도인의 참 모습 아니려나.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미소향기 _()_


'선시12(소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48, 신선의 향기라 이름 붙이며  (0) 2012.07.14
1947, 마음을 쓸어가며  (0) 2012.07.14
1945, 報恩보은  (0) 2012.07.14
1944, 꽃잎으로 눈을 씻고  (0) 2012.07.13
1943, 마음먹기 따라서  (0) 2012.07.13

      1945, 報恩보은/ 남 백 세상의 태어나고 저만큼 길러온 정성이면 하늘에 닿을 희생의 대가 아닌가. 천만 억 하늘 신명과 천신의 영접으로 지상의 연과 하나 보살핌이더라. 그 보살핌 하나가 뼈가 되고 살이 되어 혼으로 피어나니 영원불변의 도를 이루어 굳은 신심으로 초석을 삼아 흔들림 없는 양심으로 보은의 탑을 쌓아 올리오니 이 간절한 마음 받아 주소서..

'선시12(소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47, 마음을 쓸어가며  (0) 2012.07.14
1946, 설거지  (0) 2012.07.14
1944, 꽃잎으로 눈을 씻고  (0) 2012.07.13
1943, 마음먹기 따라서  (0) 2012.07.13
1942, 봄 산의 붉은 철쭉  (0) 2012.07.13

      1944, 꽃잎으로 눈을 씻고/ 미소향기 향긋한 연향을 따라가노라면. 하늘의 정수를 받아 향기로 피어난 연꽃을 보아라. 지난 밤 산고의 아픔 뒤로.. 청정의 향기로 도를 나투며. 청정의 무상보리 향기로 가득하네. 上求菩提 下化衆生 지혜의 눈을 뜨고 삼라를 보듬고 천지의 안녕을 비는 마음 청정 이슬로 눈을 씻으며 너의 꽃잎으로 눈을 씻고 향긋한 향기로 마음을 씻는다.

'선시12(소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46, 설거지  (0) 2012.07.14
1945, 報恩보은  (0) 2012.07.14
1943, 마음먹기 따라서  (0) 2012.07.13
1942, 봄 산의 붉은 철쭉  (0) 2012.07.13
1941, 자신을 다스리며  (0) 2012.07.13

      1943, 마음먹기 따라서./ 남 백 세상은 어디나 상스럽거나 추하게 보일 수 있으니 오로지 그대의 마음자리 따라서 천상의 극락이요, 어둠의 무간지옥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늘 새로움을 찾아 마음을 분주히 하지만 천겁의 과거세와 희비의 현재세와 천겁의 미래세가 그대의 한 마음에 녹아들고 녹아나고 스스로 공존함이리니 굳이 무엇으로 안달 하려느냐. 이미 그대 마음 고요함인데...

'선시12(소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45, 報恩보은  (0) 2012.07.14
1944, 꽃잎으로 눈을 씻고  (0) 2012.07.13
1942, 봄 산의 붉은 철쭉  (0) 2012.07.13
1941, 자신을 다스리며  (0) 2012.07.13
1940, 돌탑이 눈을 뜨고  (0) 2012.07.13

      1942, 봄 산의 붉은 철쭉/ 남 백 계곡으로 흐르는 물소리 임을 부르는 노래가 되고 이슬 자락 영근 자리마다 거미줄에 다롱대롱 곱게 걸리었다. 어디서 붉은 향기 바람 저 산과 계곡 능성을 일순간 가득 채우심이니 아마도 천상의 봄에 취한 신선이 선경 속의 봄 동산을 지상으로 아낌없이 옮겼음이라.

'선시12(소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44, 꽃잎으로 눈을 씻고  (0) 2012.07.13
1943, 마음먹기 따라서  (0) 2012.07.13
1941, 자신을 다스리며  (0) 2012.07.13
1940, 돌탑이 눈을 뜨고  (0) 2012.07.13
1939, 청정 이슬이 되련다  (0) 2012.07.13




1941, 자신을 다스리며 / 미소향기 화냄이 최고의 죄업으로 가는 문이다. 무릇 수양이 높다느니 깊다느니 하여도 성냄으로 푸른 핏대 올리는 것이 아귀가 되는 첫 번째 지름길이니라. 한 숨결 고요를 찾아드는 순간까지 마음을 헤집고 들어오려는 붉은 기운들.. 어리석음의 嗔俄를 보고 있노라면.. 내 안의 화의 종자가 무성하기 때문이라. 더러는 보리심으로 더러는 신심 속 수행으로 스스로를 다스리는 것은 참으로 힘든 것이려나.. 가만히 두 손을 모우니 흰 구름 하나 벗하고 한 줄기 햇살이 창문 새로 길게 내린다.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 미소향기 _()_


'선시12(소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43, 마음먹기 따라서  (0) 2012.07.13
1942, 봄 산의 붉은 철쭉  (0) 2012.07.13
1940, 돌탑이 눈을 뜨고  (0) 2012.07.13
1939, 청정 이슬이 되련다  (0) 2012.07.13
1938, 한 뿌리   (0) 2012.07.13




1940, 돌탑이 눈을 뜨고 / 미소향기 동이 트지 않은 새벽 아직은 푸른 별빛만이 남아 가물가물 졸린 눈으로 대지를 비취며 지켜가는 시각이다. 산사의 돌탑 아래로 해맑은 달빛 하나 널려있고 뜰 앞 옥샘의 울려오는 물소리에 별들의 노래 도란도란 꽃으로 피었다. 우주를 쓸고 있는 선객의 마음 빗자루 끝으로 저 멀리 솟구치는 환희 심을 깨우고 삼매의 강으로 흐르고 있는데... 긴 그리움의 꿈을 깨우며 번쩍 돌탑이 눈을 떠는 시각 어슴푸레 대지에는 여명이 내리면 내 안의 如意珠도 밝음의 눈을 뜬다오. 날마다 좋은날 되소서...미소향기 _()_


'선시12(소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42, 봄 산의 붉은 철쭉  (0) 2012.07.13
1941, 자신을 다스리며  (0) 2012.07.13
1939, 청정 이슬이 되련다  (0) 2012.07.13
1938, 한 뿌리   (0) 2012.07.13
1937, 내가 웃네.  (0) 2012.07.13

      1939, 청정 이슬이 되련다./ 남 백 그 누구의 가슴은 우주로 녹아들고 별도 흐르고 흘러 향긋한 바람으로 화하면 겁 외의 여행을 하는 시각 들리는 물소리는 허공과 허공으로 이어지고 해맑은 달빛 한 올 주워 그리움 적어 보내는 시각이다. 선객의 한 마음에 불변의 도법 품었으니 그 무슨 회한이요, 그 무슨 허물 있으련가. 별이 녹아들고 바람이 스미는가. 녹아들어 천지가 하나로 이어지고 뭍 생명을 깨우는 생명 수 차라리 나는 청정 이슬이 되련다.

'선시12(소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41, 자신을 다스리며  (0) 2012.07.13
1940, 돌탑이 눈을 뜨고  (0) 2012.07.13
1938, 한 뿌리   (0) 2012.07.13
1937, 내가 웃네.  (0) 2012.07.13
1936, 지움(해원)  (0) 2012.07.1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