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8, 구도자의 가을밤 가을바람 한줄기 마음의 창을 두드리고 맑은 이슬방울 하나둘 대지에 내릴 때면 작은 별들의 그리움은 사랑노래 되어 가을밤을 가로질러 유성 되어 흘러가더라. 합장한 수도자의 청정마음으로 어제의 무수한 번뇌 망상은 잠이 들면 천 길 물속으로 가라앉은 바위처럼 무한 고요가 똬리를 틀고 앉는단다. 가는 길, 힘들면 하늘 아래 쉬어 가고 계곡물로 허기를 메우기를 몇몇이던가. 일심으로 구하는 정성의 염원은 녹아, 무심의 하늘가 흐르는 뭉게구름이 된다. 살랑 부는 밤바람이 유혹하는가. 날리는 달빛의 줄기들이 지상으로 떨어지고 은은한 월광은 내 안으로 사정없는데, 무언의 그리움만 차곡차곡 쌓여 가는가. 이렇게 고요한 밤이 우주삼라에 들면 은하수 흐르는 하늘을 이불 삼아 우주의 별들도 저마다 잠자리를 펴고 천상의 인연들은 저마다 고운 꿈을 꾸더라. 남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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