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3, 도공이 남긴 천년의 그리움/ 남 백 오래도록 묵은 그리움 하나가 가을 햇살 아래서 벌거벗고 수줍게 일광욕을 하고 있었나. 오동통 잘 생긴 그 몸매 과시하면서.. 얼굴 가득 달궈진 홍조 띄고 마음은 이미 참선의 경계를 넘어 기다림 속 득도한 고승을 보는 듯 어느 도공이 남긴 천 년의 그리움을 보네. 고요 심 하나 가꾸어 온 시공 속 묻어 둔 기억 하나를 꺼내보다 은하의 강물처럼 흘러드는 그리움의 이야기를 살며시 펼쳐본다. 우주의 뭍 별들이 지상으로 내리고 겁 겁의 인과를 불태우던 어느 날, 하늘을 그리는 마음은 변하여 차라리 학이 되어 날고 싶다며 잘 있으라, 잘 가라며 손사래 하며 떠나든 그 은혜의 마음을 되새겨 본다. 천년의 시공 앞에 별이 되었고 유성으로 서로를 안고 돌고 돌다가 어느 별 어느 인연 그 만남은 남아 겁 겁을 지켜 가는 남은 자의 몫 어느 도공의 아늑한 그리움이 되더라. 잘 익은 항아리엔 세월이 담겨 있고 천년을 사는 도공의 혼 서리었으니 기나긴 玄玄의 그리움은 향기 되어 無極大道 그 여명의 꽃을 품어 안는다. 남 백 어둠을 재우는 여명의 꽃을 피워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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