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 산문으로 부는 바람/ 미소향기
푸릇한
시냇물 신난 노래 들으며
함께 걸어가는 산바람에 실려 온
어느 임의 간절한 발원으로
피워 올린 향내 더욱 짙어지면
저어기 청련암자를 만나게 되리라.
이고
지고 온 무거운 업보
모두 내려놓지 않고 뭐하냐는 듯
눈망울
부릅뜨고 서슬퍼런 호통소리
사천왕의 지키는 청정 산문을 들면
향긋한 선바람 하나가 손을 이끈다.
禪僧선승의
고요한 염불 소리
끊어질 듯 이어지고 흘러드는 데
하나의 길을 걸어가는 심계너머로..
미타불의
정토경계를 흐르는 듯
겁 외의 자유로움에 취하여
한 점 선바람으로 녹아 흐른답니다.
햇살 자락자락
한가로이 놀다 간 자리마다
청록의 솔가지는 더욱 늘어지고
홍조 띤
선승의 맨들 머리에는
하늘 지나는 흰 구름 노닐고
천년의 이야기로 분주함을 덜어낸다.
날려 오는
선바람 나직이 다가서면
선객의 낮아진 마음
어느 듯 무심 된지 오래인 것을..
잊고 지난
애틋함 하나 둘 청하여
어루만지며 해원 이루어 함께하는
삼세인연들의 안녕을 빌고 있음이라오..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미소향기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