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란?
글이란 진솔함이 그 생명이다.
또한, 마음의 비워진 틈새로 채워지는 맑음의 기운이 내 안으로 감돌고
그것들을 공유하고픈 마음에 언어로 그려내는 글이 생명이 있는 글이요,
진솔한 글 아닌가.
많은 단어를 구사하여 만들어 가는 글에 더 가치를 부여하려 하는
일부 식자들의 상식 이하의 문학적 가치관에 더 큰 문제를 제기한다.
살아있는 글,
생명이 있는 글에서는 때 묻지 않은
촌로의 구수한 입담으로 웃음 웃게 하는 진솔함이면 좋지 않겠는가.
개구쟁이 아이들이 냇가에서 물장구치며 노는 모습에서
자연으로 화하는 그 여유를 깨치며,
수줍게 얼굴 가린 아낙의 속내를 봄날의 아지랑이로서 대신하듯이
꼭 미사여구로서 치장하지 않더라도,
진솔한 글은 세상 속으로 흘러들어서
누구에게나 다가서는 친근한 양식이 되고 웃음이 되고
아이들의 순진함이 되고 아지랑이 같은 여인의 속마음이 될 것이다.
국문학도가 아닌 이는 글을 쓰면 안 되는가?
고등교육을 익히지 않고 한글을 습득하지 못한 이는 시인이 되면 안 되는가?
그렇지 않다.
시골의 촌로들 대부분이 언어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백 개의 단어로도 언어적 소통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한다.
그들이 시를 쓰면 시가 아닌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소박함에서 진실이 풍기듯이
삶의 오랜 경험과 여러 방편에서 자연스럽게 얻어진 지혜로움과
간결하고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인과관계들이 바탕으로 자리하여
그분들의 글에서 더욱 솔직하고 인간미를 더해 주련지는 아무도 모른다.
해박하고 혜량한 지식으로 쓴 글이라도
그 안에 직접 행으로 얻은 지혜로 채워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빈 글이 될 것이요, 한 줄 낙서에 불과할 것이다.
어려운 미사여구로서 어지럽고 구역질이 나는 글
나의 글이 글 장난에 지나지 않은지 살펴야 할 것이다.
한 자, 한 줄의 글을 내 보내면서
앎의 고마움과 그것에서 얻어진 지혜와,
또한 그것들을 씀으로써 얻어진 진솔한 나의 체득한 마음의 일부를
주변과 공유하는 것이기에 어쩌면 나의 분신이요,
마음의 일부라 여겨
이왕이면 어둠보다는 밝음으로, 모나고 험한 강한 글보다는
타협하고 조화를 이루어 가는 부드러운 글이 보기도 좋고 읽기도 편할 것이다.
요즘 식자우환이라~
나름 많이 배우고 많이 안다고 자처하는 이들의 강렬한 글을 보면서
이왕이면 글로서 마음을 나누다는 관점이라면
그것도 보시요, 나눔인 것을 안다면.
진솔하고 부드럽고 조화를 이루어 가는
따뜻한 말이라면 좋을 것이라는 하소연 같은 염원을 담아 본다.
대학물을 못 먹어도, 국문학과를 다니지 않았다 하여도 괜찮다.
내 안의 고요히 일어나는 선한 바람 같은 마음을 그려내듯이
한 줄 글로 공유하면서 즐거움이라 느끼는 시골 촌로의 심경을 적어본다.
“학업의 짧음으로 인하여 국어 공부를 제대로 못한 관계로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서툴고 매끈한 문장으로 구사하지 못한
서툰 글이지만 보아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남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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