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0, 산비둘기 아가씨의 하품/ 남 백 청솔가지 그늘에 졸고 있는 산비둘기 임 부르다 지쳤는지 까만 부리 자색 깃에 묻고 반 쯤 감겨버린 저 졸린 눈망울 보소. 오뉴월 염천 더위에 청솔가지 위 그늘에는 잠꾸러기 산 아가씨의 하품하는 귀여운 모습 보아라. 남 백

      1039, 별이 웃음 웃는 밤 / 남 백 7월의 밤은 덥다. 더위를 피하려 들길을 걷다가 저 멀리 서산 위에 뜬 작은 별 두 개가 사이좋게 초승달 하나를 끌고 가는 것을 본다. 하늘에도 더러는 저렇게 정겨움 나누며 손을 잡아주며 살고 있는가 보다. 지상의 우리도 주변과 조화로이 나누며 서로 의미가 되어준다면 좋겠지. 남 백

        1038, 가야 할 곳을 아는 이의 이별에서../ 남 백 갈 곳을 아지 못하는 무명의 이별을 앞에 두고 정인을 보내는 마음은 절로 애달프다 하리라. 누구라도 죽음 앞에서는 눈물로서 지난 기억 더듬고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것 안타까워하며 통곡으로 아파하리라. 그러나 가야 할 곳을 아는 이의 의연한 이별 앞에서는 합장으로 축복하며 웃음으로 보내는 이별이라. 한 떨기 꽃이 피었다 지는 듯이 염불소리 휘감아 오르는 향연처럼 밝게 웃음 웃는 꽃향기처럼 그렇게 하늘을 기쁘게 오른다네. 창공 높이 민들레 홀씨 날리듯이 가벼운 향기 되어 바람에 날리는데 어디서 내리는 밝은 빛줄기 하나 인연들 안녕을 발원하며 간단다. 아, 별이 스러지는 새벽이면 가는 이의 한 모금 숨결은 목숨 다한 향불의 식은 재처럼 소임을 다하고 하늘에 든다네. 아파하지 마라. 본래 헤어짐도 없는 것인데 눈물도 흘리지 마라. 그대여, 무엇으로 그리 슬피 우는가. 남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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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37, 내 마음에 비가 내리면/ 남 백 저렇게 줄기줄기 빗줄기가 하늘 폭포수 되어 정수리를 관통하여 내 마음을 적셔주는 날이면 먼 시공 끌어 안고 그날의 명서를 찾아내어 울적한 심사 풀어 헤치고 빗물인지 눈물인지 지상의 강이 넘치도록 실컷 토해내고 또 성토 해 보리라. 그리움의 조각들이 내 안에 저리도 많은 서러움의 뿌리를 밖고 있었던가. 미쳐 헤아리지 못한 해원치 못한 흐린 흔적들 그 안에서 찾아보련다. 그리고 물어본다.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진정 내 안의 그대는 누구인가. 남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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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36, 그리움의 향기 / 남 백 내 안 깊숙이 묻어 둔 마음 속 조각 하나 꺼내어 빛바랜 보자기 풀어 헤치면 동그란 눈망울로 바라보는 그리움 하나 마주보고 있네. 생의 흔적들이 덮여버려서 빛바랜 줄도 모르고 잊었는데 원망조차 하지 않는 눈빛으로 찾아주어 고맙다며 빙그레 미소지으며 반갑게 웃는다. 그리움이 살포시 꽃이 되려나. 아지랑이 날씬한 춤사위로 임을 찾아 가는 비천무로 香煙향연으로 저 하늘을 오르려 한다. 가만히 기대어 귀를 열면 허공 중에 흰 구름 닮은 선녀 하얀 바람의 은혜의 노래 들으며 가는 듯 오는 듯 웃음 웃는 그리움이 피워 올리는 고운 향기를 본다. 남 백

      1035, 빛의 공간에서../ 남 백 우주의 밤도 어지간히 더우려나. 은하의 강물에 빠져든 선녀들 첨벙첨벙 신나는 물장구 질에 튀긴 물방울들 찬란히 빛나는 무한 유성되어 지상으로 흘러 내린다. 지상으로 지상으로 긴 자취를 이어 내 달리면 우주의 은혜의 이야기는 여름 밤 은하의 시린 사랑 하나 둘 간직하며 인연들 찾아 누리를 찾아든다네. 별이 내리던 날에는 마음의 눈을 뜨고 간절히 바라보면 눈 먼 장님도 유성을 바라본다네. 천년을 이어오는 빛의 향연 태초의 나를 이끌어 주던 그 찬란한 빛무리에 쌓여서. 길고도 길게 흘러온 여행 길 저 멀리 선계로부터 내리는 근원의 빛은 더욱 맑고 오묘하다네. 온전함으로 다가서는 고요한 밤 道光 받아 그리움 한 줄기 함께하면 마음은 이미 고요한 보리의 여행이라 무심 속 우주 삼라만상 모두가 그 빛 아래 擧(거) 함이라. 남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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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34, 비 온 뒤의 흰 구름/ 남 백 선바람 흐르는 길은 너무도 고요하다. 어젯밤 몸서리치던 뇌성벽력 사천왕의 용맹한 기세 호령으로 짓쳐 누르듯이 대지를 쳐 부술 듯이 내리치더니 가르빙가 날개 짓이던가. 거친 바람 산천을 울리고 낡은 초옥을 흔들어 대드니 흙탕 급류 계곡을 넘처 흐르더니 평온의 새날 새벽에 새 기운으로 동녘 붉고 저어기 하늘 흐르는 구름 햇살 곱게 내리는 아침에 해 맑은 미소 담고 어디로 가시는고. 남 백 ***가르빙가: 극락조: 불사조라 부르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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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33, 계곡 물에서 배우며 / 남 백 어제 내린 비에 산 속 계곡물이 바위벽을 넘쳐흐르니 기세도 좋게 흘러서 간다. 많으면 넘치다가 때 맞춰 수위를 이루고 고요히 흐르는 이치 흘러가는 저 물이 말을 하네. 남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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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32, 눈 속의 매화향기/ 남 백 뼛속 마디마디 파고드는 사무치도록 시린 아픔의 엄동추위를 겪은 이라야 진정한 매화의 향기를 알리라. 눈 덮힌 초옥으로 길게 햇살 한 줄기에 실려 코를 쏘는 매화향기 동산 재 너머로 다가와선 삼매를 가만히 깨우더니 봄이 창살마다 매달렸구나. 남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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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31, 산중 노인과 바람/ 남 백 산중 저 노인은 무엇하고 노나. 늙은 노인네 등 간지럽다더니 지나는 바람으로 간지 적 거리고 멀리 솔개 빙글빙글 돌아가는 하늘에 흰 구름 하나 떠미는 바람 누굴 만나려 저리 서둘러 가시느뇨. 남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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