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빗소리의 법문 / 미소향기
그대
비 오는 날
산을 거닐어 보았는가.
산 죽나무 어루만지는
사그라 사그라 사그락 사그락
상수리나무 넓은 잎에도
또닥 뚜닥 뚝-두닥 뚝-두닥
가느린 소나무의 잎에는
소-올 소-올 소-올 후두둑 둑
같은 비라도
상대에 따라
모두가 다르게 들리게 되나니
성인의 가르침
이 方便방편 같아서..
열린 이에게는
고요에 이르는 법문이요,
닫힌 이에게는
마음을 여는 법문을 내리나니
가는 이에겐
안녕을 비는 법문
오는 이에겐
편하게 다가오는 법문이라.
그대 비 오는 날
산 속을 걸어 보았는가.
사그락 사그락 또닥 또닥 소올 소올 후두둑...
자연의 어울림의 노래 듣는가.
이 모든 현상이 다
닫힌 이에게는 그냥 빗소리요,
열린 이에게는 깨우침의 음성으로
자연으로 전해지는 법문이 되느니라.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미소향기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