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6, 축원의 노래 / 12, 2/ 미소향기
이른 새벽
간절한 축원의 노래
염원으로 깨우며 녹아드는 여명
순수한 이의 신심어린 눈빛 같아라.
흐릿함을 지우며
가닥가닥 번져나는 그 모습
마치 이슬 머금은 산국화
금빛 입술 방긋 열리는 듯하구나.
어느 간절한 바램이려나.
임을 따르는 향연을 따라서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소리도
어둠을 지우는 여명의 노래가 된다.
지행의 비밀 글 중에서..
이 인연공덕으로 성불하옵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
3605, 야속한 계절 / 16, 12, 1/ 미소향기
쉬이 끊어버리지 못한다 하였나.
의지하며 동행하는 초로의 육신 하나
짧아질 대로 짧아진 동지의 해
엄습하는 추위 따라 날은 저무는데
빈 가슴에 채워지는 측은지심
발등의 불이 된지도 꽤 오래 되었더라.
하얗게 변해버린 백발을 이고서서
지난 꿈 한 자락에 촉촉해지는 눈시울
붉게 물들어가는 석양 앞에서
지난 회한 한 자락에 노을빛도 서러워라.,.
지행의 비밀 글 중에서..
이 인연공덕으로 성불하옵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
3604, 별이여 사랑이여 / 11, 28/ 미소향기
세상에 단 하나
소중한 그대를 만났습니다.
두 손 마주잡고
사랑도 가꾸어 가면서
아들딸 낳아
웃음꽃도 원 없이 피웠더라.
부부라는 인연으로
우리 만났고
알뜰살뜰 살림살이
행복한 웃음을 만들어 가네.
반쪽이 서로 만나
온전함의 춤을 춥니다.
그대 정선이여
함께 있어주어 참 고맙습니다.
지행의 비밀 글 중에서..
이 인연공덕으로 성불하옵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
3603, 동지새벽 / 12, 21/ 미소향기 지행
동짓달 새벽바람은
정신을 깨우는 듯 불어주고
먼동이 터는 길을 따라
하얀 서리를 밟는 소리 들린다.
마른가지에 길게
걸린 여명의 어귀를 따라
허옇게 바랜 별님들
하나 둘 스러지는 소리 들으며
뽀얀 입김 내 뿜으며
길을 재촉하는 하늘나그네의
하얀 백발과 발그레 익은 볼
길게 내리는 여명빛 그를 따라
천지의 풍요와
인연들의 평안을 비는 아침이다.
지행의 비밀 글 중에서..
이 인연공덕으로 성불하옵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
3602, 석양 속의 참회 / 11, 23/ 미소향기
아롱아롱 내 마음바다
은물결 금물결 곱게 드리우면
금빛석양에 실려 온
지난날의 그 이야기 듣는다네.
지난 겁의 한 떨기 회한
한 줄기 붉은 바람으로 흐르는데
다소곳한 합장으로
뒤늦은 참회를 보듬으시는가.
노을빛 한 자락에
쓰려오는 이 못난 心思를..
흐르고 무거운 심신으로는
오르지 못하는 숙세의 업장들을...
금빛노을로 일렁이는
서방정토 가는 길을 바라보며..
현 겁의 옷을 벗고
다시는,
다시는 윤회하지 않으리라는..
지난 업장소멸을 청하며
금빛노을 길을 따라 흘러 가노라.
실안앞바다에서
금빛노을에 쌓여 참회하나이다.
지행의 비밀 글 중에서..
이 인연공덕으로 성불하옵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
3601, 소리를 듣고 있었노라. / 16, 11, 22/ 미소향기 지행
무심의 강은 그렇게 흘렀는가.
비워진 우주에는
한 줄기 숨결이 강으로 녹아 흐르고
물소리 바람소리 서로 어울리는데
太空을 가로질러 흐르는 강물의 소리
먼동이 터는 그 환희의 소리를 듣고 있었다.
자연이 자연스레
내지르는 흥겨움의 그 소리
물오리갈퀴 사이사이로 물결 지는 그 소리
나뭇가지 사이로 햇살의 하품하는 소리
바람이 풀잎의 두 뺨을 비벼대는 그 소리..
이슬이 사르르
굴러 내리는 탄성의 그 소리...
나무와 풀들의 고른 숨결소리
오고 가는 사람들의 웅성대는 소리..
아, 햇살을 딛고 내리는
선인의 옷자락 스미는 소리까지...
마음을 비우면 그것은 절로 다가오는데..
들으려면 아늑하게 멀어지고
멀어지니 비로소 안겨오는 그 소리들을..
하늘 오르는 향연 벗하여
선정에 들어 들려오는 소리.. 나는 듣고 있었노라.
지행의 비밀 글 중에서..
이 인연공덕으로 성불하옵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