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흰 구름 흐르는 길에는.. / 미소향기 지행
고요의 강은 흐르고 흘러서
우주 끝 어디만큼 흘러왔는가.
어제의 약속, 그 길을 찾아
땀으로 일구며 찾아드는 구도의 길
송림 사이 불던 선바람도
뉘 그리움 가득 싣고서 따라나서고.
푸른 하늘에 걸린 흰 구름이랑
평화로이 흐르는 옛 고향 가는 길이네.
적막을 일구는 그리움들로
뭉게구름 천만송이 꽃을 피워주시나.
마음 흘러가는 그곳에는
어느 그리움 하나 빙그레 웃고 있네.
삼매 가는 길에 손 내밀어
천진의 그 마음과 손잡고 흘러가고 싶어라.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미소향기 지행 _()_
2815, 이미 가득함이라../ 미소향기 지행
강은 흘러 은하를 이루었고
바퀴 없는 수레 구름 속에 잠겼어라.
딱따구리 둥지 짓는 소리
고요 선경을 울리는 목탁소리려니.
봄 산의 꿩 노래 소리는
천상의 문 활짝 열어젖히는 소리 같구나.
이렇게 꽃은 원 없이 피어나고
앞 다퉈 미소하며 향기 날리는 날..
누가 청정의 도를 물어오거든
이미 가득함이라 일러도 좋으리라.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미소향기 지행 _()_
2814, 天心(천심) / 미소향기 지행
빈 가지에 움 트면
그대여 고개를 들어 나를 보아요.
꽃잎이 물에 흐르는 날
그대의 마음의 표주박에
한 가득 하늘색 맑은 진수를 떠 다오.
정화수 앞에 놓고
간절함을 구하는 시각이면
물은 흘러 우주를 그득히 채우고
소곤소곤 뭍 별들과
하나 되어 그 속삭임을 듣다보면.
붉게 피는 새벽노을 내 안으로 젖어든다.
가슴 열어 하늘은 보라.
회한 없는 비움의 자리마다
환희는 꽃이 피어 향기미소 되는가.
삼라가 고요히 눈을 뜨고
충만으로 젖어드는 손짓으로
환희로 덩실덩실 춤을 추어대는 날이면.
아,
하나의 몸짓으로
그들과 가슴과 가슴을 잇는
신명으로 어울려 너울춤을 추고 싶어라.
편지 중에서...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
2812, 無痕(무흔) / 미소향기 지행
빈자리에 무엇을 담는가.
진리의 수레는 절로 나아가는데
걸음걸음 가벼우니
그것은 도인의 여유로운 흔적이라.
선바람 걸림 없으니
천만의 시공 살며시 잠재우고
씻은 듯이 가는 길에는
허공 같은 그리움 맑은 바람이 된다.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미소향기 지행_()_
2811, 滔天(도천) / 미소향기 지행
하늘의 그릇으로도
못다 담는 은혜향기여라.
세상의 모든 웃음
마음에 담는 그리움으로
하늘의 별도 따서 담고
인정도 하나 둘 건져 올려 담고
천만의 향기바람 모두 거두어
하나의 우주에 충만의 꽃을 피운다.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미소향기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