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0, 松亭(송정) / 미소향기
천만의 겁의 수레
홀로 내려놓고 쉬어가는 곳
세상의 인정 머무름 없고
할 일 잊은 옛 시공만 덩그렇게 남아
바람도 가던 걸음 멈추고
오랜 이야기 떠올리며 눈을 감는가.
정각으로 부는 바람
덩실덩실 춤을 추며 들썩이거든
고요히 내리는 달빛 고루어서
逍遙소요의 그 악보를 더듬어 보련다.
내 혼신을 다한 연주 하리니
그대여! 신명의 춤을 추어주소서.
천년세월 묻은 그리움
여한 없이 꽃으로 화생하는 그 날까지..
편지 중에서...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미소향기 지행 _()_
2809, 德泉덕천 / 미소향기 지행
향기가 살포시 쉬어가고
천상의 사계가 녹아드는 길
인자의 도리는 하늘을 닮았고
고요인의 마음을 따라
변함없는 신심하나 흐르고 흘러
칠흑 같은 어둠을 깨우는 여명이 인다.
그 무엇을 찾았는가.
하나를 아니 스스로 통하고
일어선 자리마다 천상정토가 되느니
우주를 향하여 회오리하며
비상하는 향기 실은 저 바람
이미 가득한 노래가 되는 우주에는
덕을 베푸는 임이여
향기 가득한 꽃을 피우라.
그리고 證得(증득)의 노래를 불러다오.
편지 중에서...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미소향기 지행_()_
2808, 靑山 / 미소향기 지행
산허리 꺾어 돌아
안개 걷힌 길을 걸어가노라.
저 멀리 펼쳐진 선경
奇奇妙妙 누굴 손짓하여 부르는가.
봄비 내린 동산에
푸른 산색이 도래하거니
향기 실은 햇살바람
그 앞에선 억겁시공도 찰나이려나..
마음 빈자리마다
물은 흘러 그윽한 바다를 이루었고
뱃사공의 휘파람의 노래
구도를 향한 간절한 아리아인가.
긴 메아리만 맴돌아
森羅삼라를 불러 앉히며 나를 깨운다.
靑山道友를 그리며..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
2802, 寤寐一如 오매일여 / 미소향기
하나의 길을 따라
자유로이 가는 바람
그것은 간절한 그리움의 환희
내려놓음 뒤의 자유
그래서 세속의 셈으로는
갸늠 할 수 없는 이 홀가분함을..
꿈속에서도
생활 속에서도
숨을 쉬거나
머리를 감을 때에도..
오로지 하나를 버리지 않나니
그것은 寤寐一如오매일여로다.
사람이 사람으로 사는 것
쉽고도 어렵나니
어찌 고요의 오묘함을 쉽게 득하랴.
수 없이 밀려오는
천만 회한 가만히 잠 재우는 것
모두가 내 안의 변함없는 고요 뿐이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이 지나도록
앉고 서고
일하는 중에도
고요의 물은 어김없이 흐르나니..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