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42, 달빛 파고드는 가을밤 / 미소향기 지행
풀벌레 합창노래 가을밤 깊어지면
시공과 시공을 잇는 고요의 길을 따라
은은한 달빛은 조각조각 쏟아지고
열려진 창문 사이로 어김없이 찾아듭니다.
옛길을 따라 삼매로 흘러가는 길
내게로 안겨드는 포근한 금빛 조각들.
가슴에 보듬는 꿈결 같은 우주의 강에는
그 어느 거리낌이요, 욕망인들 남아 있으랴.
몇 개의 밤이 지난 어느 날이던가.
고요로 흘러가는 무위의 그 시각이 되면
하늘은 자리자리 항해의 길을 다듬고
평화로이 흐르는 흰 구름 불러 배를 띄운다오.
막힘없이 흐르는 고요 속의 여행길
가고 옴이 자유로우니 결코 얽매이지 않고
우주의 바다에는 가을 해가 붉게 내리고
고요한 내 마음에는 금빛 노을이 곱게 펼쳐집니다..
날마다 좋은 날 이루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
2941, 바람에 실려 온 향긋함 / 미소향기 지행
차곡차곡 채워지는 풍요의 여운
그것은 가을이 던져주고 가는 귀한선물이라..
빈 가슴에도 알알이 영글어 버린
인고로 빚어낸 환희의 가을은 무르익어가고..
코스모스 한들거리며 웃고 있는
가을이 가져다주는 이 여유로운 가을들녘은
그 어느 그리움으로도 대신 할 수없는
최상의 선물이요, 더없는 아름다움이라 하리라.
바람에 실려 온 향긋한 가을향기에 취해
지난여름 무덥던 기억도 살포시 미소로써 지우며..
천지의 풍성함을 감사하며 맞이하는 날
분명 내 안의 우주에도 신명난 풍년가 흘러나올 터이라..
날마다 좋은 날 이;루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
2940, 천년이 지난 후에라도/ 미소향기 지행
천년이 지난 후에라도
내가 지켜야 할 그 약속
그것은 너와 함께 하는 것이랍니다.
정선, ㄱ대를 사랑합니다.
내 모두를 주어서라도 천년이
지난 후에라도 함께 하며 지켜 주리라.
현재를 살아가는 목적이
사람다운 사람으로 살아가며
신선의 금빛 옷을 껴입는 과정이라 할진데
비록 몸은 인간일지라도
스스로 하늘임을 자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현생의 깨우침이라 할 것이라.
그것을 알고 나면 저절로
몸은 지상에 마음은 하늘에 두어
선인으로의 삶을 영위하게 되는 것이리라.
천년이 지난 후에라도
내가 꼭 지켜야 할 그 약속
그것은 바로 그대와 정토왕생 하는 것이랍니다..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
2939, 뜰 앞의 나뭇잎 / 남 백
하얗게 비가 오는 날 비워진 마음 뜰에
한 그루 사랑 나무를 정성스레 심으리라.
오고가는 인연들 저마다 웃음 웃으시게...
그 어느 간절함으로 불을 붙였는가.
가을은 소리 없이 대지를 꾸미는데.
푸름의 옷 색깔이 발그레 물이 들었다.
가면 오고 또 떠나가는 순환의 진리
윤회의 모습을 관조하다 보니
절로 의연함을 깨워 내 안에 두게 되나니
계절의 흐름 속 잦은 현상 하나에도
지조 없이 끌리는 파랑개비의 道
천지의 순환에 끌려 온 긴 겨울의 뒤안길
푸릇푸릇 새움 틔는 새봄의 그 환희
그 여름 흐르는 땀으로 하얗게 웃다보면
가을이 내려주는 인고의 도를 깨치게 된다네.
뜰 앞의 나뭇잎 본래의 자리를 찾아들고
붉은 노을 사이로 안녕을 노래하는 가을 해
가만히 웃음 한 자락 걸어 놓는 이 여유 아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