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그리움의 향기/ 남 백
어제의 긴 이야기는
까만 우주를 건너 은하로 들고
청롱한 잎새마다 열리는
이슬의 합창 기다림의 노래
암흑 천지는 여명으로 깨어난다.
언제였던가.
하늘이 되리라는
긴 염원의 꿈을 꾸던 날이
인연들 향하여 긴 기다림
빛나는 별이 되고픈 그 언약
오가는 바람만이
무심한 공허를 넘나드는데
언제 우리가 만났을까.
별이되고 바람이 되어
저 멀리에서 지켜주는
홀로 지샌 별지기의 무정의 밤
측은지심 하얗게 새워버린 마음을
차라리 구름이라면
바람으로 벗하여 가랴만
홀로 그리는 하늘은
가을산의 구절초 향기 되어
오늘도 무심 속 그리움만 일더라. 남 백
613, 하늘 동자의 감로수 / 남 백 10/ 10/ 24
산 매화 마른 가지로
봄비 촉촉이 나리더니
먼 골
물소리 기운차게 흐르고
산 안개 품은
고운 바람 밤늦도록
진달래 꽃봉오리를 애무하더라.
훔쳐보던
하늘 동자는 얼굴 붉히고
지나는 향기 바람에 들키고 마네
놀란 가슴 가눌 길 없어
품속 연분홍 연노랑빛
감로수 병을 쏟아 버렸더란다.
봄 아지랑이 피어나는가.
만상 만화 숨을 쉬고
새움 돋아 봄꽃 피어나는가.
그 뉘라 알랴.
눈 녹아 생명수 흐르니
꽃이 피는
향기로운 봄 오는 것을. 남 백
611, 희망으로 흘러가는 봄 / 남 백 10/10/25
봄비 나린 대지에는
고사리 보드란 손에
꼭 쥐어보는 꿈결 속
보드라운 봄 햇살의 따스함
어느새
천지에 분분한
아지랑이 오르는 바람
종달새 높이 날아
구름위에 정겨이 닿는가.
재 넘는
산안개 사이로
백학은 날아드는가.
바위틈 더딘 눈 사이로
이른 봄 산의
진달래는 붉기도 하여라.
가슴에는
이미 봄바람 불고
산에는 졸졸졸 생명수
희망으로 흘러가는 봄 이련가. 남 백
610, 바다/ 남 백
잔물결 넘실대면
흰 갈매기 은빛 날개 곱고
천 산 넘어
천 골짜기 이루고
넘실대는 파도 사이로
은혜 햇살 부서지면
무한우주로 번져나는
무량 법문의 바람이 곱다.
가는가.
오는가.
고요한 바다가 부르는
인과(因果)의 노래,
그 파도 따라서
우주로 흘러가는
너와 나
그리고 우리는
동행하여 흐르는 하늘 꿈을 꾼단다. 남 백
남해의 푸른 바닷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