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8, 그리움으로 흐르는 강 / 미소향기
하늘마음을 닮은 이슬들
영겁의 쌓인 그리움은 녹아
천상으로 흘러가는 흰 구름이 되어라.
두 손 모우니
고요함은 물로서 흘러가고
천길만길 대해로의 여행길 흐르고
내 안의 신심은 녹아
하늘가는 이의 생명수 되어
새벽을 열어가는 이슬처럼 영롱하여라.
누가 알 것인가.
청정마음에 고요히 이는
그리움 한 자락을 떠올리는 저 연유를.
향긋한 미소 일구시는 날 되소서..미소향기 합장
987, 하늘 그리는 이의 꿈 / 남 백
진달래 지고 난 동산에는
파릇한 잎 무성히도 돋고
산 아래 허리춤에는
철쭉꽃이 한창 익어간다.
시인의 늦은 봄 여흥
솔가지 사이의 바람 향긋하니
절산의 향긋한 그리움이 피우는
산 위의 떠가는 흰 구름에 실었던가.
하늘 그리는 이의
한낮의 꿈은 흐르고 흘러
이미 저 하늘 구름으로 넘었는데. 남 백
986, 내가 가진 것 / 남 백
내가 가진 것이라고는
저 향기 실은 향긋한 바람과
계곡을 흘러가는 하늘 품은 물
청명한 이슬의 도란도란 이야기
푸른 청산을 살짝 가려주는 산안개 아닌가.
이미 늦어버린 봄 산에
꾀꼬리의 정겨운 노래 소리
하늘과 지상을 하나로 연결해 주고
빈자리 사이로 가득한
그리움이 무지개 되어 걸리면
선한 바람향기 살랑 번져나면
마음은 이미 고요함으로 젖어들더라. 남 백
985, 맑음의 향기 / 남 백
생각이 맑고 고우면
그대의 해맑은 웃음소리
솔가지 흔들다 가는
청정한 바람의 노래되리라.
마음이 맑은 이의 미소
구름 틈새로 새어드는 햇살 같아라.
내 마음은 가벼운 향기
하늘 솟아오르는 향기이려니
지상의 인연들 품고
천상의 꽃이 되어 다시 피어나리라. 남 백
984, 가는 봄의 긴 여운 / 남 백
삼매로 흘러드는 공간 속
내 안의 무심의 자리에
밝은빛 한 줄기 은은하더니.
청정 이슬 녹아 흐르는
계곡사이로 지나는 산안개
왜 이리도 길게 날리는 것인가.
때늦은 산 철쭉꽃의
상큼한 향기 날리는걸 보니
봄이 등 떠밀려 문턱을 넘나보다.
골짜기 채운 바람
햇살나무 걸린 푸른 웃음
산하에 여름 색 짙어진 것을 알겠네.
가는 봄 늘어지는 여유
춘몽에 취한 어느 선객의
더딘 걸음 묶어 두려나보다.
천지에 가득한 이 충만함
구름 틈새로 내리는
한 줄기 햇살처럼 반갑고 반가워라. 남 백
983, 착함이었느니라./ 남 백
사람의 마음이란
본래부터 착함이었으니
어둠과 악함으로 포장하여
스스로를 힘들게 하지마라.
세상을 살다보면
본성을 가리는
요소들이 많기는 하지마는
한 모습 어둠을 벗어난다면
이미
밝게 웃음 웃는 자아를 만나리라.
그대여 알라.
본래부터 밝음이요,
처음부터 착함이었느니라. 남 백
982, 헛것인가. 진면목인가./ 남 백
그대,
그대의 진 삶은 무엇인가.
뜬 눈으로 바라보는 생이
그대의 세상인가.
눈 감으면 떠오르는
저 세상인가.
삼매 속 흘러가는
그 밝음의 세상인가.
가슴으로는
이미 그대를 품었는데
화내며 안달하는 이것이
진정한 나의 모습인가.
고요히 숨결을 따라 흘러가는
이 이가 본래의 나인가.
아 마음은
이미 나를 품었음인데.
내가 보고 있는
이것이 그림자인가.
진정한 나의 모습인가. 남 백
981, 부처님 오신날/ 남 백 11/ 5/ 10 불기 2555년 4월 8일
안개비가 촉촉하게
천년솔을 적시는 산사에는
지상의 염원들 하나 둘
향기로 피어나는 연등의 행렬
비록 이승의 흙탕에서도
세속의 힘듦을 이기고
대묻지 않는 고귀함으로
밝음의 꽃 피워 올리라는 메시지
부처님 오신날은 그저 좋아라,
어린 동자승의 해맑은 미소 사이로
봄 옷을 벗는 산하는
지나는 솔바람의 미소 걸었고
청정 물소리를 품은 계곡
그리움의 노래를 합창하더라.
산사의 종소리 길게 울리면
깨어나는 시공의 저 우주에는
너도 없고 나도 없음이라.
삼라만상 그 모두가 하나로 만나고
오가는 그리움은
무한 은혜의 향기로 화하여
하늘 오르는 가벼운 바람이 된다. 남 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