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3, 눈 / 남 백
선남선녀의 순수한 사랑
이글대던 정열이 피워낸
우주를 물들이던 석양노을
그 황홀한 불빛도 사그라지면
아늑한 불랙홀 너머
천년의 시공이 지난 뒤
하얗도록 시린 우주에는
천상선녀의 이별의 노래 들린다.
눈시울 적신 선녀
안으로 삭이는 첫사랑의 정
차마 못할 이별노래
하얀 손수건 흔들어 보내는데,
그 뉘의 조화인가.
그 뉘의 노래인가.
은혜의 노래는 흐르고 흘러
지상에는 하얀 바람 되어 날리는데
은혜의 눈물 흘러
하얀 눈꽃으로 피어
닿는 곳, 스미는 곳마다
온 밤 가득 하얀 꽃을 피우더라. 남 백
759, 성산 일출봉에서 / 남 백
우주의 신명들이 나려
지상의 회상으로 모여든다면
아마도 여기가 아니려나.
파란 바람 향기롭고
이슬 녹아 이룬 대해
해우 가만히 머물다 가는 이곳
하늘 신명의 도 이야기
물새들의 노래 실은 파도
천 산, 천 골 되어 오고 가는가
천만 파도 헤치며
수평선 열린 빛 무리 사이로
찬란하여라..
천수천안 관세음이여.